회전기계를 진단하는 방법은 사람의 건강을 진단하는 방법과 매우 유사하다. 몸이 아파서 병원을 찾으면 일단 측정하는 청진기부터 시작해서  체온검사, 혈액검사, 방사선(X-ray)검사, 초음파검사, 심전도, 내시경 검사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검사를 하게 된다. 사람은 물론 기계보다 중요하다. 그 가치를 따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계는 값을 따질 수가 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평생 일을 해서 저축을 해도 살 수 없을 정도로 비싼 기계가 많다. 어쨌든, 기계를 진단(Machine Fault Diagnostic)하는 방법을 사람을 검사하는 방법과 매칭시킬 수 있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청진기는 설비진단의 ‘진동과 소음’으로, 혈액검사는 설비진단의 ‘윤활유검사’로 심전도검사는 모터전류분석, 열화상(Infrared)분석은 X-ray검사로 비유할 수 있다.  이제 조금만 생각해 보면 설비를 진단하는 사람은 ‘기계의 의사’라고 지칭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미국 및 유럽, 일본에서는 설비진단의 각 분야에 특별단계의 LEVEL코스(보통4단계)를 가지는 라이센스는 물론, 실무에 많은 Application을 다루는 conference가 있고,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진단 및 온라인모니터링시스템, 스마트센서, MEMS기술 및 인터넷기술적용이 접목되어 엄청난 기술적인 진전에 대한 결실을 맺었으며, 이미 생산위주의 단계를 벗어난 시기는 1990년대에 이루어 졌다.  

세계 11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국내에도 1990년대, 전반적인 기술을 도입하여, 실무에 적용, 장비 및 센서 제조업체까지 생기고 있지만, 매우 미미하며 특히 기술 컨설팅 시장은 인식도 낮으며, 교육분야는 ‘설비보전’에 관한 기사자격증과 전공학과를 가진 기능대학이 생겨나고,최근에는 일본의 자격인증제도를 그대로 수입하여 적용하려는 면을 보이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기술자는 많았다. 20~40년간 공장에서 기계를 관리하던 분은 거의 감각적으로 기계가 아픈 곳을 선별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그분들은 자리를 떠나고, 후임은 기술을 단기간에 전수 받을 수 없으며, 기계는 계속 최신식으로 교체된다. 그럼 누가 우리의 기계를 관리할 것인가? 그 것은 사람이 아닌 ‘기술’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아야 한다.